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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세준이 보여준 ‘약속에 대한 예의’

그리움 지난 추억 속의 그리움은 또 다른 향수를 불러온다. 2019년 작. 김영화 화백

 

 

얼마 전 매년 5월 마지막 주 토요일 하루를 휴장하고 자선으로 진행되는 서원밸리 그린콘서트 행사 관계자 모임이 있었다.

자선의 취지가 좋아서 자발적으로 모이고 있는 가수와 관계자들이 아침 일찍부터 참석했다. 그런데 가수 유리상자의 이세준이 “아침만 먹고 돌아가야 한다”며 죄송함을 표했다. “그럼 왜 왔느냐”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왔다.

지극히 이성적 시각으로 본다면 안 와도 된다. 시간과 자동차 기름 등등의 낭비인 것이다. 하지만 지극히 감성적 시각으로 본다면 그는 소중한 약속에 대한 예의와 신뢰를 보여줬다. 참석한 지인들은 이세준에 대해 미안함과 동시에 고마움을 표했다. 아니 잔잔한 감동을 받았다고들 말한다.

사실 세상에서 가장 먼 거리는 ‘머리에서 발’이라고 말한다. 생각은 할 수 있으나 이를 실행으로 옮기는 것은 쉽지 않다. 만약 이 약속을 나머지 지인들이 강요했다면 그의 아침 나들이는 그리 아름답지 않았을 것이다. 다만 자신의 선택이었고 좋은 취지로 하는 행사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려 노력했던 것이 모두에게 전달된 듯하다.

약 10년 전만 해도 “골프 약속은 ‘직계 부모상’ 외에는 참석해야 한다”고 했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떠한 상황이어도 일단 골프장 클럽하우스에 와서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참 무뢰스럽고 일방적인 그들만의 규칙을 만들어 강요했었다. 반면에 요즘은 조금만 비가 오거나 비 예보가 있으면 예약 취소가 빗발친다. 어느 것이 옳고 그른 것은 없다. 다만 상황과 각자의 생각에 따라 결정하면 된다.

그런 측면에서 이세준의 이번 약속에 대한 ‘아침 식사’는 옛것의 구태함을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으로 변화시켰다고 본다. 비록 구습이었지만 그가 자선을 위해 모인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표하고자 했음이 더 강렬하지 않았나 싶다.

공자는 “무릇 왕은 충분한 먹을 것과 군사력 그리고 백성의 신뢰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중에서 으뜸은 바로 신뢰라고 하였다. 능력과 인품을 둘 다 갖추지 않으면 진정한 신뢰를 얻기 어렵다. 이는 타고나는 것도 있지만 노력 여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세준의 행동을 보면서 사람에게 하루하루가 늘 행복한 것은 아니지만 둘러보면 곳곳에 행복한 일이 항상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

또 그날 참석했던 용품사 K 씨는 “내 맘에 담을 수 있는 감동이 진짜 보물인 것 같다”면서 그의 행동을 통해 새로움을 배우게 됐다고 했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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