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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발레파킹에 유감

알고리즘 2 왜 이러지는 드라이버의 또 다른 이름이 됐다. 왜 이러지의 알고리즘은 자신만이 안다. 2019년 작. 김영화 화백

 

며칠 전 지인이 “발레파킹이 가까운 주차장을 장악하고, 이용 고객은 주차장 끝쪽으로 밀려났습니다”라며 SNS로 보내왔다. 텅 비어있는 발레주차장 사진 2장도 함께 찍어 보내왔다.

그러고 보니 지난해에 필자도 수도권 N골프장에서 비슷한 상황을 경험했다. 36홀 골프장이라서 골프백을 내리는 곳은 항상 차들로 인해 복잡하다. 골프백을 먼저 내리기보다는 “발레를 하겠냐”는 말부터가 우선이다. 발레파킹을 안 하면 주차장 맨 끝으로 가야 한다며 퉁명스럽게 호객행위까지 한다. 차가 조금이라도 늦는가 싶으면 차를 빨리 빼라며 재촉한다. 가장 가까운 곳은 발레주차장 공간으로 사용하니 일반 주차 구역에 대기 위해서는 몇 번씩 돌아야 한다.

최근 들어 유료로 발레 서비스를 하는 골프장이 늘고 있다. 골프장 매출이 줄다 보니 용역업체와 계약을 통해 발레 서비스를 하고 있다. 자동차 세차 및 수리와 관련된 서비스까지 하는 곳도 늘고 있다. 발레 서비스는 용무가 급하거나 공간이 없을 때 꼭 필요한 고마운 서비스다. 하지만 골프장에서 운영하고 있는 발레파킹은 진정한 서비스가 아니다.

골프장은 회원과 이용 고객이 우선이어야 한다. 발레 서비스 이용 고객이 우선이고 다수의 나머지 이용객은 푸대접을 받아도 된다는 생각부터 잘못됐다. 특히 30도를 오르내리는 여름에 주차장 맨 끝에 주차하는 것이 진정 고객을 위함인가. 모든 서비스의 접점은 고객의 시각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지금의 발레 서비스는 철저하게 서비스 용역업체와 골프장의 시각 위주이다. 발레파킹 공간은 주차장 맨 끝으로 가야 한다. 불편하지 않으면 이용하지 않을 수 있으니 철저하게 계산된 괘씸한 발상이다. 골프장 운영도 수익이 우선일 수 있다. 그러나 고객이 누려야 할 기본 권리마저 무시당한다면 재방문율과 고객 충성도를 기대하면 안 된다.

 


스페인에 ‘인템포’라는 47층의 아파트가 있다. 처음에 20층으로 설계했다가 47층으로 변경됐는데 증축 과정에서 엘리베이터 설계를 잊은 것이다. 세계 최악의 건축물이라는 평을 받고 있고 뒤늦게 공간을 확보해 엘리베이터를 만들었지만 명예를 회복할 수 없었다.

기본을 무시한 그 어떤 행위는 반드시 우리에게 화를 미칠 수 있다. 수익만을 먼저 생각하는 행위 역시 쉽게 명성을 잃게 마련이다.

워런 버핏은 “명성을 쌓는 데는 20년 걸리지만 그것을 무너뜨리는 데는 불과 5분이면 가능하다”고 했다. 무엇이 진정한 서비스이고 무엇이 고객을 향해 다가가는 것인지부터 따져봐야 하지 않을까.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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