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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미스 샷’ 줄이는 게임

유희 with jade 은은한 옥색 바탕 위에 산이 있고 꽃이 있고 네가 있어 나는 오늘도 행복하다. 2020년 작. 김영화 화백

 

지난주 경기 이천의 사우스스프링스 골프장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이 열렸다. 이 대회에서 이소영은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차지했고 5승째를 거뒀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소영의 샷이 그리 화려하지 않았음에도 4일 내내 1위를 지켰다는 점이다. 반면 유혜란은 마지막 날 13번 홀에서 이글을 기록하면서 이소영을 1타 차로 압박했다. 3라운드에서도 이글을 낚은 유혜란에게 분위기가 충분히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소영은 자신의 루틴대로 공격성을 감춘 채 위기 때마다 파 세이브를 올렸다. 바꿔 말해 버디를 잡은 뒤 보기를 하는 것보다, 보기 위기에서 파를 세이브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스코어상으로는 같은데 무슨 말이냐고 물을 수 있다. 그런데 다음 홀 공략에서 감정의 변화와 이로 인한 멘털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마지막 날 이정은6 역시 이소영에게 3타 뒤진 4위로 출발했지만 전반 더블보기 2번과 보기 1번으로 우승과 멀어졌다. 1위와의 3타 차를 극복하기 위한 좀 더 공격적인 플레이의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처럼 공격적이어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사우스스프링스 골프장처럼 108개의 벙커, 그리고 페어웨이와 그린의 마운드가 심한 곳은 때때로 순리적인 공략이 필요하다. 이소영이 5승 중 2승을 사우스스프링스 골프장에서 거둔 건 달려들지 않고 결대로 풀어나가는 차분한 성격이 밑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보비 클럼페트는 “자신이 있으면 긴장된 상태에서도 릴랙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소영은 사우스스프링스 골프장 코스를 잘 알고, 그만큼 자신감이 있었기에 4일 내내 평온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도 그렇다. 골프는 사실 미스샷을 줄여나가는 운동이다. 성적이 나쁜 골퍼는 “이번 홀에서는 꼭 버디를 하고 말 거야”라고 다짐한다. 반면 싱글골퍼들은 “보기는 절대 안 돼”라고 생각한다. 장애물을 만나거나 돌아가야 하는 해저드 등에서 보통의 골퍼는 공격성을 드러낸다. 확률상 성공률이 낮을 뿐 아니라 미스샷은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게 되고 평정심을 잃고 다음 플레이까지 망치게 된다.

 


그래서 골프는 60대가 30대를, 아마추어가 프로골퍼를, 여자가 남자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스포츠다. 골프는 멘털이 지배하기에 리듬과 템포가 무척 중요하다. 그래서 골프는 자연에 순응하며 순리대로 코스를 공략해야 한다. “골퍼의 목적은 사람을 놀라게 하는 샷을 하는 게 아니라 미스샷을 착실하게 줄이는 것이다”라고 J H 테일러가 말한 것처럼 한 번의 버디보다는 두세 번의 보기를 줄이는 것이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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