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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16 문화일보 연재작] 골프도 일관성, 사랑도 일관성

▲ 하롱베이. 각자의 추억을 안고 있는 바위섬은 잔잔한 안개 속에 그린 위에서 퍼팅을 하는

    그를 내려다보고 있구나. 2018년 작. 김영화 화백.

 

 

 

매년 이맘때가 되면 잊지 않고 전화를 주는 고마우신 골퍼분이 있습니다.

 

올해는 개인적으로 일도 많았고, 경기도 안 좋아 망설이고 있었는데 연락을 주셨습니다.
“쌀 한 포대의 기적 해야지요?”라면서 말입니다. 그러면서 그분께서는 “골프도 일관성 아닙니까.
사랑도 일관성이죠. 골프에서 배운 건데 써먹어야지요”라고 말씀하십니다.

 

골프를 통해 알게 된 참 고마우신 분들입니다. 30년 전부터 매년 끊이지 않고 결식노인과 홀몸노인들에게
작은 사랑을 전달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그 중심엔 종묘 결식노인 무료배식의 주인공 ‘사랑채’의
김금복 목사님이 계십니다. 행사한다는 톡과 문자를 보내자마자 “함께 할 수 있게 해줘 감사하다”는 분에
넘치는 톡을 보내옵니다. 한케이골프 김흥길 대표는 직원들과 함께 밥 배식과 봉사를 하겠다고 합니다.
김영화 화백은 그림 한 점을 기증했습니다. 경매를 통해 자선금으로 내놓겠다고. 가수 남궁옥분 누님께서는
제일 먼저 올해도 행사에 꼭 참석해 어르신들에게 노래를 재능기부 하시겠다고 합니다.
모 골프장 대표께서는 식당 직원들과 함께 독거노인 어르신들께 맛있는 식사를 제공해드리고 싶다고 합니다.
파워풀엑스 박인철 대표도 어르신들을 위해 파워풀엑스 크림을 갖고 오겠다고 합니다.

 

골프가 매개체 역할을 합니다. 골프를 통해 사회봉사를 함께 실천하는 분들입니다. 처음엔 회사 행사로 시작했고
이후 골프 관련 협회 및 업체가 함께 했습니다. 하지만 지속성 있게 하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이후엔 혼자서 스스로 약속을 깨지 않기 위해 “쌀 한 포대의 기적”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딸을 데려가 배식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할머니 한 분이 남의 눈을 의식하시면서,
일부러 떡국을 남기고는 저녁에 먹게 싸달라고 했답니다. 봉지 커피 몇 개까지 원하셔서 쌓아드리고
딸아이의 눈물짓는 모습을 봤습니다.

 

 

보지 않고는 얼마나 춥고, 배고픈지 그 고단함을 모릅니다. 듣지 않고는 얼마나 외롭고, 절망스러운지 모릅니다.
누구나 행복해질 권리가 있고 사람답게 살 권리가 있습니다. 800원이면 연탄 한 장 사서 밤새 따듯하게,
5만 원이면 쌀 한 포대 사서 두 달은 족히 배부르게 드실 수 있습니다. 지금 정부가 복지를 하고 있다지만
사람보다는 정치를 위한 복지가 먼저인 듯합니다.

 

적어도 골프를 하지 않는 분들보다 좀 더 나은 우리가 십시일반 모았을 때 진정한 사랑으로 빛나리라 믿습니다.
그것이 밑거름돼서 30년째 해올 수 있었습니다. 겨울로 향하는 지금 냉골 방 문틈으로 들어오는 바람을
헝겊 쪼가리로 막고 있을 그분들이 우리의 부모님이고 형님, 오빠, 언니, 누님이십니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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