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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의 품격

유비무환 2020 2020, 나도 준비하고 너도 준비하자. 2020년 작. 김영화 화백

 

우린 그동안 문화란 말을 참 많이도 들었다. 그리고 그 개념을 잘 안다고 생각한다. 문화라는 단어의 반대말이 미개라는 정도는 안다. 그러나 문화를 설명해보라고 하면 대부분은 머뭇거리기 마련이다. 그래서 잘못된 문화를 잘된 문화로 착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가끔 문명적 시각으로 상대나 상대국을 무시하고, 내 스타일대로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겨울이 되면 국내 골프장 관계자들은 해외로 벤치마킹을 떠난다. 국내 골프문화를 보다 발전시키기 위해서니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동남아 현지에서 행해지는 일부 관계자의 언행은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외국인들이 함께 식사하는 공공장소에서 냄새나는 다양한 밑반찬을 꺼내놓고 웃고 떠들기까지 한다. 입장을 바꿔놓고 보자. 골프장에 오는 골퍼들이 클럽하우스 로비에서 자신들이 싸 온 음식물을 먹는다면 어떨까. 현지에서 라운드하면서 캐디와 직원을 큰 소리로 부르고 함부로 대하는 것까지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바뀐 것이 없단다. 함께 다녀온 골프 관계자의 말이다. 옷도 좀 깔끔하고 용도에 맞게 입고 갔으면 싶다. 본인이 편하다며 골프장에 등산복 차림으로 오거나 슬리퍼를 신고 골프장을 오가는 것은 실례다.

얼마 전 미국에서 아주 유명한 리셉션 행사가 있었다고 한다. 헤드 테이블에 한국의 유명인을 앉혔다고 한다. 행사주최자들도 깜짝 놀랄 만큼의 배려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초청받은 당사자는 20분 정도 머무르다가 자리를 떴단다. 물론 한국에서는 그렇게 하더라도 별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초청되면 끝까지 앉아 경청하고 함께 아이 콘택트를 하는 것이 예의다. 아니 문화품격이 더 맞는 표현일 것이다. 품성과 인격을 줄인 단어가 바로 품격이다. 품격은 단 한 번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나무의 결처럼 계속 쌓여야 아름다운 문양이 되고 향기가 난다.

 


니체는 “도덕적인 경멸이야말로 인간의 품성을 손상시키는 그 어떤 종류의 범죄보다도 훨씬 더 혹독한 모욕”이라고 말했다. 기본적인 예의이자 배려를 지키는 게 도덕이다. 손님을 파자마 차림으로 맞이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깨끗하게 옷을 다려 입고 머리 감고 세수를 하고 손님을 맞이하면 손님도, 자신도 편해진다.

국내 골프장에 오는 사람들에겐 음식물 반입금지를 요구하고 복장과 언행에 신경 써 줄 것을 당부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해외 나가서 역행한다는 것은 품격의 문제이다. 품격을 갖춘 사람은 항상 나보다는 먼저 상대를 생각하고 행한다. 올해는 모두가 골프의 품격을 생각하고 실천하기를 희망한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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