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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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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골프 세대’를 위해 ▲ 가을소나타 2019 가을이여, 그대는 무엇이 바빠서 그렇게 가버리나. 그대의 흔적은 바람에, 빗물에, 내 마음에 남아 연주하고 있구나. 2019년 작. 김영화 화백 올해 유난히 젊은 골퍼들이 골프장으로 많이 오고 있습니다. 기현상이라고 말합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볼 수 없는 광경입니다. 일본과 미국에서는 젊은 골퍼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심지어 복잡한 룰까지 개정했지만 시원찮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만 2030세대의 골프 입문이 줄을 잇고 있습니다. 이른바 ‘스크린골프 세대’와 ‘스트리밍골프 세대’의 영향 때문입니다. 이들 2030세대는 상의하달식의 회식문화보다는 스크린골프 등 문화 모임을 즐깁니다. 또한, 내가 보고 싶은 것만 다운받아 보고 공유하는 세대입니다. 내가 좋아..
골프장에 직선보다 곡선이 많은 이유 ▲ 다산베아체 아름다운 하늘과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그린 위에서 오늘은 홀이 보이질 않는구나. 2019년 작. 김영화 화백 여행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기차다. 그리고 역에서 먹던 따끈한 우동 한 그릇과 바람의 무게가 더 느껴지는 가을에 마시는 커피다. 단 한 번도 만날 수 없는 평행선으로 이어지는 두 줄의 기찻길은 그래서 더 아련하다. 늘 만날 수 없기에 우리를 가고 싶은 곳으로 데려다준다. 하지만 진정한 여행의 맛은 직선이 아닌 곡선에 있다. 천천히 그리고 자세하게 볼 수 있는 곡선에서 만나는 자연의 풍경은 아름답다. 바다의 해안, 구불구불한 논 사이의 시골길, 작은 산들의 능선을 볼 때마다 더 편안해지는 이유는 왜일까. 우리 삶 역시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굴곡진 많은 것을 끌어안고 살아왔다. ..
나이 든 골퍼를 위한 골프장은 없다 ▲ 황혼의 골프 거리에 대한 욕심도, 스코어에 대한 욕심도 모두 내려놓고 오직 자연과 하나 될 때 최고의 기쁨이 온다. 2019년 작. 김영화 화백 오랫동안 알고 지낸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가 다 돼가는 선배와 만나 차를 마셨다. 젊었을 때 거리가 많이 나가고 늘 싱글 스코어를 보였던 호탕하신 분이다. 그랬던 선배께서 커피 한 모금을 어렵게 넘긴 뒤에 갑자기 “난 말이야, 골프공의 딤플이 싫어”라고 말하는 것 아닌가. 생뚱맞게 골프공 딤플 타령을 할까 싶어 그다음 말을 기다렸다. “골프공 딤플은 말이야 새것일 때는 시선을 한껏 받으면서 멀리 날아가게 해주잖아. 그런데 헌 볼이 되면 딤플 사이에 꾀죄죄하게 때가 끼어서 정말 아무한테도 시선을 받지 못한단 말이야.”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알 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