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을 날리다 대순환의 우주 속으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사람들은 매일매일 에너지를 보낸다. 2020년 작. 김영화 화백
누구에게나 우상은 있다. 나이가 어릴수록 우상은 더욱 선명하고 또 절실하게 다가온다. 순수해서, 머릿속의 여백이 깨끗해서 우상은 꿈이며 또 그를 닮아가려고 한다.
얼마 전 그토록 꿈꾸던 우상을 만났다. 요즘은 우상 대신 아이돌(Idol)이란 표현을 쓴다. 40년 전 ‘서정 가득한 가사와 멜로디 그리고 수줍은 듯 청아한 표정과 애절한 목소리’에 반해 그는 나의 아이돌이 됐다. 그를 골프장에서 만났다. 어릴 적 그에게 첫 팬레터를 썼고 그에게서 답장카드가 왔다. 카드 내용에 ‘사인은 나중에 해주겠다’는 글이 있었다. ‘그 사인을 언제나 받을까’ 하며 고대하고 고대했는데 40년 만에 이뤄졌다.
그에게 40년 전 카드를 꺼내 사인을 받았다. 순간 가슴이 벅차 와 형언할 수가 없었다. 가수 남궁옥분 누님이 주선해줘 그와 함께 골프 라운드까지 했다. 현실인가 싶었다. 나의 우상, 그 주인공은 바로 가수 김세화 씨다.
나의 또 한 명의 우상은 가수, 아니 가왕 조용필 씨다. 무대에서 최선을 다하는 열정과 다양한 장르를 ‘조용필식’으로 소화하는 모습에 반했다. 그를 만나고 말겠다는 꿈 역시 골프를 통해서 실현했다. 함께 골프를 하고 그를 위해 ‘조용필 그대의 영혼을 빼앗고 싶다’라는 시집도 낸 바 있다.
형수가 조용필 씨를 하도 좋아해 만남의 자리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 형수는 단 한마디도 못하고 돌아왔다. 무척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우상은 그런가 보다. 만나면 말문이 막히고 그저 눈물이 나거나 가슴만 벅차오르는 것 같다.
몇 년 전 아프가니스탄 농촌 마을에 사는 무르타자라는 어린 친구가 꿈에 그리던 축구 우상 리오넬 메시(FC 바르셀로나)를 만났다. 비닐봉지로 메시 유니폼을 만들어 입어 화제가 됐던 무르타자를 메시는 친선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으로 초청했다.
메시의 진짜 유니폼을 받고 아무런 말도 못하고 그저 눈물만 보인 것은 분명 기쁨에 가득 차서 일 것이다.
순수했던 어린 시절의 따스한 추억과 아이돌을 향한 그리움과 꿈은 시간이 흘러도 설렘으로 남아 있다. 또한 간절히 바라면 반드시 꿈은 이뤄진다는 것을 40년 만에 확인했다.
나의 우상을 만날 수 있게 만들어 준 골프가 그 어느 때보다도 고마웠다. 함께 같은 취미를 나눌 수 있는 골프가 아니었으면 김세화 씨와 조용필 씨를 어떻게 만날 수 있었을까.
메난드로스는 “설령, 하나의 문이 닫혔을 때도 실망하지 않는다면 또 하나의 문이 열릴 것이다”고 말했다. 골프와 우상을 통해서 확인한 것은 좌절, 실망하지 않고 단념하지 않는다면 그 꿈은 반드시 찾아온다는 것이었다. 단, 시간의 차이만 있을 뿐.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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