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희 with jade 은은한 옥색 바탕 위에 산이 있고 꽃이 있고 네가 있어 나는 오늘도 행복하다. 2020년 작. 김영화 화백
지난주 경기 이천의 사우스스프링스 골프장에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E1 채리티 오픈이 열렸다. 이 대회에서 이소영은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차지했고 5승째를 거뒀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소영의 샷이 그리 화려하지 않았음에도 4일 내내 1위를 지켰다는 점이다. 반면 유혜란은 마지막 날 13번 홀에서 이글을 기록하면서 이소영을 1타 차로 압박했다. 3라운드에서도 이글을 낚은 유혜란에게 분위기가 충분히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소영은 자신의 루틴대로 공격성을 감춘 채 위기 때마다 파 세이브를 올렸다. 바꿔 말해 버디를 잡은 뒤 보기를 하는 것보다, 보기 위기에서 파를 세이브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스코어상으로는 같은데 무슨 말이냐고 물을 수 있다. 그런데 다음 홀 공략에서 감정의 변화와 이로 인한 멘털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 마지막 날 이정은6 역시 이소영에게 3타 뒤진 4위로 출발했지만 전반 더블보기 2번과 보기 1번으로 우승과 멀어졌다. 1위와의 3타 차를 극복하기 위한 좀 더 공격적인 플레이의 결과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처럼 공격적이어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사우스스프링스 골프장처럼 108개의 벙커, 그리고 페어웨이와 그린의 마운드가 심한 곳은 때때로 순리적인 공략이 필요하다. 이소영이 5승 중 2승을 사우스스프링스 골프장에서 거둔 건 달려들지 않고 결대로 풀어나가는 차분한 성격이 밑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보비 클럼페트는 “자신이 있으면 긴장된 상태에서도 릴랙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소영은 사우스스프링스 골프장 코스를 잘 알고, 그만큼 자신감이 있었기에 4일 내내 평온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다.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도 그렇다. 골프는 사실 미스샷을 줄여나가는 운동이다. 성적이 나쁜 골퍼는 “이번 홀에서는 꼭 버디를 하고 말 거야”라고 다짐한다. 반면 싱글골퍼들은 “보기는 절대 안 돼”라고 생각한다. 장애물을 만나거나 돌아가야 하는 해저드 등에서 보통의 골퍼는 공격성을 드러낸다. 확률상 성공률이 낮을 뿐 아니라 미스샷은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게 되고 평정심을 잃고 다음 플레이까지 망치게 된다.
그래서 골프는 60대가 30대를, 아마추어가 프로골퍼를, 여자가 남자를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스포츠다. 골프는 멘털이 지배하기에 리듬과 템포가 무척 중요하다. 그래서 골프는 자연에 순응하며 순리대로 코스를 공략해야 한다. “골퍼의 목적은 사람을 놀라게 하는 샷을 하는 게 아니라 미스샷을 착실하게 줄이는 것이다”라고 J H 테일러가 말한 것처럼 한 번의 버디보다는 두세 번의 보기를 줄이는 것이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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