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뉴스를 보기가 참 겁이 납니다. 모두 자기 탓은 없고 남의 탓으로만 돌립니다. 요즘 서점에 가기가 너무도 겁이 납니다. 순수와 따듯함을 주제로 한 책은 뒷전이고 성공하는 법, 돈 버는 법에 관한 책들만 난무합니다. 요즘 골프장에 가기가 싫어집니다. 골퍼 자신은 잘못이 없고 모든 것을 다른 골퍼 탓으로만 돌립니다. 큰소리치고, 따지고, 화를 냅니다.
20년 전 성당에서 사용하던 스티커 ‘내 탓이오!’가 생각납니다. 불경에도 ‘무재칠시(無財七施)’란 좋은 내용이 있습니다. 골프에 접맥시키면 너무도 좋을 듯합니다. 무재칠시란 ‘아무 재산이 없더라도 줄 수 있는 일곱 가지가 있다’는 뜻입니다.
화안열색시(和顔悅色施)라 해서 얼굴에 화색을 띠고 부드럽고 정다운 얼굴로 남을 대하라 했습니다. 언사시(言辭施)라고 말로써 얼마든지 베풀 수 있으니 사랑의 말, 칭찬의 말, 위로의 말, 격려의 말, 양보의 말, 부드러운 말을 하라고 합니다.
심시(心施) 즉 착하고 어진 마음으로 마음의 문을 활짝 열고 따뜻한 마음을 주는 것입니다. 안시(眼施)는 호의와 부드러운 눈빛으로 사람을 보는 것으로 곧 베풂입니다. 신시(身施)는 남의 짐을 들어 주거나 예의 바른 태도로 남의 일을 돕는 것을 말합니다.
상좌시(床座施)는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내주어 양보하는 것이고, 방사시(房舍施)는 사람을 방에 재워 주는 것으로 굳이 묻지 않고 상대의 속을 헤아려 도와주는 것을 말합니다.
골프를 치면서 항상 부드러운 얼굴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골프를 치면서 좋은 말만 했으면 좋겠습니다. 골프를 하면서 따듯한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골프를 하면서 좋은 것만 봤으면 좋겠습니다. 골프를 하면서 캐디를 도와줬으면 좋겠습니다. 골프를 하면서 동반자를 이해하고 양보했으면 좋겠습니다. 골프를 하면서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고 배려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골프 무재칠시’가 이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골프 무재칠시가 창궐하면 정말 아름다운 골프 라운드가 될 것입니다. 부디 눈 높여 앙망해 봅니다.
그림 = 김영화 화백, 글 = 이종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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