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Interview ㅣ 관련기사

골프, ‘五感’을 통해 상상하라

내 마음의 소리 봄이 돼 골프 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마음속에 숨어 있던 나의 욕망이 불타오르고 있다. 2019년 작. 김영화 화백

 

 

프랑스 작가 아나톨은 “안다는 것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 상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100% 찬성한다. 골프에서도 아나톨이 말한 아는 것, 상상력의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골프 실력에 비해 이론에 매우 강한 부류가 있다. 골프 이야기가 나오면 청산유수, 모르는 것이 없을 만큼 해박하다. 하지만 정작 필드에 나가면 이론만큼의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다.

미국의 벤 호건은 “골프 스코어 향상을 위해 이미지화가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자신의 스윙과 골프코스의 특징을 이미지화하는 트레이닝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일반 골퍼들의 경우를 보면 그럴 겨를이 없다. 골프장에 30분 전 도착해 옷을 갈아입고, 제일 빨리 나오는 음식을 급하게 먹은 뒤 골프카트로 뛰어간다. 체조는 생략하고 장갑을 대충 낀 손에 드라이버를 받아들고는 무작정 샷을 날린다. 7할 이상은 원하는 샷이 안 나오며, 심지어 방향과 거리가 엉망일 때가 많다. 당연한 결과다. 골프는 결코 전쟁이 아니다. 오로지 핀만 바라보고 샷을 날리며 달려가는 것이 골프를 치는 이유인지 묻고 싶다.

지인 중 한 분은 골프장에 가기 전 항상 코스에 대한 정보와 홀 구성 등을 인터넷을 통해 확인한다. 넉넉하게 도착한 후에는 먼저 코스 전체를 관망한 뒤 연습그린에서 스피드를 체크하고 쇼트게임을 살핀다. 그리고 커피 한 잔의 여유를 통해 마음을 가라앉힌 후 필드에 나가 상상했던 홀과 비교하면서 골프를 즐긴다. 60대 중반의 나이에도 70대 스코어를 유지하는 비결이 골프를 이미지화했기 때문이다. 골프 이미지는 스윙과 공략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자신의 완벽한 스윙, 그리고 홀 구성과 공략을 상상하면서 샷을 하는 것이다. 이런 많은 이미지가 모이면 이미저리(imagery)가 된다. 이미저리는 이미지군(群)으로 골프 스코어에 영향을 주며 라운드 만족도를 배가시킨다. 주변 골퍼 중 유난히 코스에 대한 기억력이 뛰어난 분이 있는 반면 코스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는 분도 있다. 상상하지 않고 이미지화하지 않아서다. 홀 주변에 아무리 아름다운 꽃이 피어도 이를 기억하지 않으면 그냥 풀일 뿐이다. 이미지는 정신, 비유, 상징 등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골프에 대한 이미지는 바로 정신적 이미지다. 정신적 이미지에는 오감이 있다. 시각, 미각, 촉각, 후각, 청각을 모두 지닌 것이 바로 골프다.

 


미국의 월트 디즈니는 “디즈니랜드는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상상력이 남아 있는 한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의 완성도 마찬가지다. 상상력이 있는 한 골프는 계속 발전할 것이기에….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사업자 정보 표시
artin | 김영화 | 서초구 서초3동 1546-4 소담빌딩 b1 | 사업자 등록번호 : 114-09-25133 | TEL : 02-597-6017 | Mail : prada605@naver.com | 통신판매신고번호 : 1140925133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