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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70%가 외래어 이름

▲ 세계정세가 악화돼 가고 이웃 국가들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노노(NO NO)’ 정책을 쓰고 있다. 이에 개인도 노노를 외치며 분노를 뿜어내고 있다. 2019년 작.  김영화 화백 

 

누구에게나 이름은 있다. 이름은 어쩌면 흔한 것일 수 있다. 하지만 나만의 의미를 담은 이름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존재성, 정체성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골프장들은 정체불명의 외래어 이름을 참 많이 쓴다. ‘베네스트’ ‘레이크’ ‘파인’ ‘밸리’ ‘힐스’ ‘캐슬’ ‘팰리스’ ‘사이드’가 들어간 골프장이 많다. 많은 것까지는 좋지만 이름을 들어도 얼핏 그곳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를 유추하기 힘들다. 심지어는 골프장 이름이 헛갈려서 잘못 찾아가 낭패를 겪곤 한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가입된 골프장 280군데를 조사해 본 결과 88곳만이 우리말 골프장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다. 약 70%는 외래어 이름으로 운영 중이었다. 10년 전인 2009년도 조사에서도 241개 골프장 중 81곳만이 우리말 이름으로 운영됐고 역시 70% 정도가 외래어 이름이었다.

시대가 변했다. 지금 한류는 세계의 중심에 서 있다. K-팝을 비롯해 한국 패션, 음식에 열광하고 있다. 특히 외국인들은 한국에 와 “한글이 너무 예쁘다. 완벽한 디자인이다”고 감탄하며 한글이 담긴 티셔츠를 많이 사 간다. 그런데 왜 유독 우리는 그 좋은 의미와 아름다운 이름을 놔두고 정체불명의 외래어로 골프장 이름을 짓는 걸까. 물론 1990년대는 세계화에 맞춰 외래어 이름으로 바꾸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시대가 바뀌면 그 가치와 의미도 함께 변화한다. 국내 대부분의 골프장은 이미지 변신을 위해 외국 이름으로 많이 바꿨다.

한 예로 전남 장흥에 JNJ골프장이 있다. 원래 지으려고 했던 이름은 정남진이었다. 강원엔 정동진이 있다. 정동진이 인기 있는 이유는 한반도의 정동 쪽에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충남 아산에 위치한 ‘아름다운CC’라는 골프장의 이름을 지어줬다. 당시 소동기 변호사가 대표이사로 있을 때 의뢰받고 골프장 코스에서 서해안으로 떨어지는 낙조에 취해 지은 이름이다. 이름부터 아름다워 아름다운 상상을 하게 된다고 말한다.

 


골프장 이름은 또 의미가 내포돼야 한다. 헛갈리고, 가기 전부터 스트레스를 유발하면 안 된다. ‘해비치’ ‘라온’ ‘솔모로’ 같은 순우리말 골프장과 ‘오솔길’ ‘가온누리’ ‘별빛’ ‘달빛’ ‘산길’ 같은 코스 이름도 참 정겹다.

이젠 한국 문화가 세계의 중심에 서 있다. 한국 문화를 따라 하려는 국가와 사람들이 늘고 있다. 세계 골프 3대 강국 대한민국도 이젠 골프 한류, 골프문화를 수출할 때가 아닐까.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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