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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그림의 선두- 김영화의 ‘즐기는 그림’ -장준석 평론

 골프장은 넓은 잔디가 펼쳐진 자연 속에서 여럿이 하나가 되어 활발히 움직이는 공간이다.

과거에는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의 여가 선용처럼 여겨지던 골프가 점차 대중화

돼 가고 있어서, 많은 사람들의 생활에 활력과 즐거움을 주는 인기 스포츠가 되었다.

비용이 저렴하진 않지만, 생활에 찌든 고독한 현대인들의 상실감과 피로를 풀어주기에는

더없이 좋은 운동이라 할 것이다. 최근에는 미술계에서도 몇몇 화가들이 골프를 소재로

그림을 그려 관심을 끌고 있다. 이제 골프는 일상생활 속에서 에너지를 재충전시키는

활력소의 일환일 뿐만 아니라 훌륭한 그림의 소재로서도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김영화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골프를 주제로 개인전을 하였다. 그녀는 자신의

내적 힘을 표출시킬 수 있는 계기를 골프에서 찾았고, 골프를 하면서 직접 체득한

내적인 힘과 감성을 화면 안에 거침없이 쏟아 부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골프를

그림의 소재로 생각하기에는 당시의 사회․문화적 정서상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김영화의 작업은 일찌감치 골프를 자신의 예술세계로 끌어들여 과감하게 형상화하고,

본격적인 골프그림을 선도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작가는 골프 자체를 자연과 함께 일상에서 또 다른 일탈을 경험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일탈은 예술의 내적 힘이 되었고 충만한 예술적 표상으로 드러났다.

그러기에 작가의 골프 그림에는 예술의 의미와 삶의 의미가 하나가 되어 이미지화되어 있다.

그녀는 골프를 통해 예술적인 영감을 얻고, 여기서 얻어지는 다양한 체험과 내적인 감흥을

화면 안에 하나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작가에게 있어서 골프는 자신의 예술세계를 펼쳐

보이는 통로이자 예술성을 깨닫게 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다. 

 

 

 “더 잘해보겠다고 욕심을 부리면 엉뚱한 곳에 힘이 들어가 공은

원하지 않는 곳으로 향하기도 한다. 잘 되는 날도 있고 실수가 유난히 많은 날도 있다.

그렇게 방황하는 것도 마지막 홀 컵, 인생을 향해 달려가게 되고 홀에 공을 넣는

순간 모든 상황이 종료된다. 인생도 그렇듯…….” 이렇듯 그녀는 골프를 통해

무욕무심(無慾無心)의 경지에 다가서고 있으며, 이를 자신의 작품 세계에 고스란히 담고자 한다.

훌륭한 골프 그림을 위한 선행운동으로서 골프를 하는 작가를 통해

장인정신(匠人精神)을 유감없이 느낄 수 있다.


 

 김영화는 2002년 무렵에 자신이 직접 그린 일천여점 이상의 작품을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나누어주었다. 평소의 염원이었던 ‘나눔의 기쁨과 예술의

사회 환원’을 비로소 실천한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작가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고,

그림뿐 아니라 모든 것으로부터 좀 더 깊어지고 진지해질 수 있었다. 그 결과 집착이나

 욕심에서 벗어나 대상을 초월하여 마음을 열어놓을 수 있었다. “천 명 이상의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하게 작품을 간직하면서 집 안의 좋은 곳에 걸어주심에 감사하죠.”

천여 점 이상의 그림을 그려 많은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나누어준다는 것은

여느 화가들이 경험할 수 없는 것이라 하겠다. 이러한 과정에서 김영화의

예술세계는 아마도 더욱 자유로움을 얻었을 것이다.

 

 

 이처럼 모든 것에 마음을 두지 않으려는 작가의 작품은 자유분방함을 담고 있다.

이는 기교나 테크닉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생각과 마음이 열려있기에

일반인들에겐 조금 낯설 수도 있는 골프를 소재로 하여 자신의 내면을 잘 드러낼 수 있다.

골프장의 모습이 김영화의 작품 안에서는 자연의 섭리와 인간의 섭리가 하나가 되고

자연스럽게 미적 이미지로 드러난다. 이는 작가의 잠재적인 에너지와 내적인

기운이 첫 번째 개인전부터 여덟 번째의 개인전까지 꾸준히 이어진 까닭이라고 생각된다.

 

 

 작가는 소나무 하나를 그리더라도 우리나라 소나무만이 지니는 굴곡과 형태감을

낭만적으로 표현하려고 하였다. 반드시 사실적일 필요도 없이 회화적으로 풀어헤쳐진

감성적인 그림은 형식적인 틀을 벗어나 재미를 주는 그림이라 하겠다.

김영화의 작품에는 그림의 순수성과 인간미 그리고 부담 없는 즐거움이 담겨있으며,

소재가 주는 경직감이나 딱딱함을 느낄 수 없다. 오방색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필드와 산, 그리고 호수는 멋지게 골프채를 휘두르는 사람과 더불어 우리들에게

알 수 없는 즐거움을 준다. 작가의 여러 작품들을 즐거운 마음으로 감상하였음 하는 바람이다.


                                                  장준석(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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