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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풍경에 뇌융합 예술까지… '힐링의 마법' 색칠하죠"

 

 


가수 최진희와 '콜라보展' 여는 김영화 화백


 

김영화 화백이 서울 방배동 화실에서 건강에 좋은 ‘연옥(軟玉)’ 물감으로 그려진 ‘더 자연’을 보여주며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윤수기자 ays77@

  • 김홍도·신윤복 시대상 표현하듯 필드 풍경 담는 '신풍속화가' 유명
  • 2008년 KLPGA 우승프로피 제작, 2018년 무령왕 영정 완성 화제
  • 예술가로 '끊임없는 진화'의 삶

김영화(57) 화백은 골프화가로 유명하다. 56회의 개인전을 여는 동안 골프장 풍경을 그린 작품으로 연 개인전만 50회 가까이 된다.

그래서 그는 민간의 일상생활을 그린 조선후기 풍속화가들과 대비되며 골프장의 일상을 그리는 신(新)풍속화가로 분류되기도 했다. 조선시대 김홍도와 신윤복이 그 시대상을 표현하였듯이 김 화백도 21세기 대표적인 스포츠인 골프장 풍경을 화면에 담아 한국화의 새로운 영역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김화백의 작업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지난 2008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우승자를 위한 도자화 트로피를 선보이더니 급기야 10년 뒤인 2018년에는 역사인물 영정을 공개, 화단의 화제가 됐다.

당시 김 화백이 완성한 백제 25대 무령왕(재위 기간 501∼523) 영정은 문화체육관광부 영정 동상심의위원회에서 국가 공인 표준영정 제99호로 지정됐다. 그리고 곧이어 지난해에는 한국디지털문화진흥회 소속인 한국뇌융합예술원 초대 원장에 취임했다.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했을까.

“저는 10대 때부터 융합의 예술을 실행한 예술가라 할 수 있습니다. 4대째 도예 가문인 아버님(무형문화재 사기장 13호 도봉 김윤태)의 권유로 14세부터 아버님의 도자기에 그림을 그리게 되었고 미술대학 및 대학원에서 한국화를 전공했으며 졸업 후에는 미술과 무관한 듯한 스포츠인 골프에 몰입하며 이를 그림으로 만드는 작업에 골몰했습니다. 항상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여 장르를 개척해 왔습니다. 제가 뇌융합예술원 원장직을 흔쾌히 받아들인 것도 그 같은 삶의 여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한국뇌융합예술원 원장을 맡기까지의 그의 예술가로서의 삶은 ‘끊임없는 진화’를 연상케 한다.

김 화백이 골프와 인연을 맺은 과정만 해도 그렇다

홍익대 미대에서 한국화를 전공한 김 화백은 결혼 후 출산, 자녀를 키우면서 평범한 주부로 살았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우울증이 찾아왔고 여행 중 우연히 골프장을 접하면서 새로운 세계를 경험했다.

2002년 한 골프장을 찾아 처음 골프채를 손에 쥐었던 작가는 곧 골프의 매력에 빠져들었고, 행복감에 젖으면서 작품을 할 새로운 의욕을 되찾았다. 작품을 위해 그가 찾은 국내외 골프장만 200여곳.

그리고 여러차례의 개인전을 거치면서 그는 ‘골프 화가’로 자리 잡았다.

“골프장에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모두 있었습니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오비(OB)를 내도, 벙커에 빠져도 다음에 잘하면 만회할 수 있었죠. 그리고 ‘이게 인생과 같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김 화백은 지난 2008년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가비아-인터불고 마스터즈대회부터 매년 다수의 우승트로피를 자신의 그림이 담긴 도자기로 제작했다. 도예가 집안에서 자라며 예술에 눈뜬 그의 어린 시절을 감안하면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 서희경을 시작으로 유소연, 이현주, 이보미, 이정은5, 이승호 등 지금까지 있어 온 국내 남녀 프로골프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다수의 선수들이 김 화백이 만든 도자기를 우승트로피로 소장하고 있다.

프로여자배구의 최고 스타인 김연경도 우승컵으로 김 화백의 도자기 트로피를 지니고 있다.

무령왕 영정 작업도 골프와 관련이 깊다. 그가 골프장 행사에서 주말골퍼들에게 공에 그려준 자화상 크로키를 보고 감탄한 이들이 무령왕 영정 제작자를 찾던 충남 공주시에 추천하며 작업이 성사됐다. 골프장 그림으로 이미 충분히 명성을 쌓아온 그로서는 굳이 새로운 도전이 필요 없었지만 마다하지 않았다.

 

 

“기존의 역사 인물 영정이 대부분 서양화 기법으로 그려져 실감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마침 저는 대학에서 한국화를 전공했고, 조선시대 기법으로 무령왕이란 인물을 다시 재현해보고 싶었습니다. 마침 몇해전 일본 아소카 지역 신사에 역시 백제의 왕이었던 곤지왕 영정을 그려준 경험도 있었고요.”

김 화백의 무령왕은 그림 같은 눈매에 인자한 얼굴을 지녀 한창 국가 운영에 힘쓰며 왕성히 활동하던 50대 중반의 무령왕을 잘 표현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크기는 가로 104㎝ㆍ세로 165㎝ 규모다.

김 화백은 요즘 한국뇌융합예술원 원장으로 새로운 작업에 도전 중이다.

“한마디로 뇌융합예술은 예술을 뛰어넘는 최고의 ‘힐링 마법’, ‘힐링 미러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저는 뇌융합예술의 기초 구축과 교육, 보급에 앞장섬으로써 문화예술인으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고자 합니다. 제가 주창하는 ‘7분의 기적’도 좌뇌와 우뇌가 활성화됨으로써 동반상승 작용을 일으켜 7분 만에 어렵다고만 생각해 왔던 그림을 쉽게 그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전혀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분들을 대상으로 ‘7B(Brain)’란 타이틀로 교육을 실시 중입니다.”

김 화백은 오는 23일부터 코엑스1층에서 개최되는 '서울아트쇼'에서 골프화가 김영화· 가수 최진희의 합동전시회를 연다. 순수 예술인 미술과 대중 예술인 가요 분야에서 활동하던 이들이 말 그대로 ‘뇌융합’을 통해 함께 전시회를 여는 것이다.

“가수 최진희씨는 그림에 전혀 문외한이었습니다. 그러나 저희와 함께 작업하며 놀라운 그림 솜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시회에 오셔서 작품을 감상하면 그 같은 사실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김화백의 57회 째 전시다. 57세의 나이에 여는 57회 전시여서 그런지 얼굴에 기쁨이 넘쳤다.

이경택기자 ktlee@

https://www.dnews.co.kr/uhtml/view.jsp?idxno=20201207072456846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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