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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도 골프처럼 ‘멀리건’이 있다면….





늘 바쁘게 산다는 핑계로 정작 나(我)를 돌아보지 못했다.
뒤돌아보면 참 부질없다. 그러면서도 그 부질함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바쁜 것이 다 내것이 될 수 없는 것임을 잘 알면서도 불나방처럼
그저
전조등을 켠 채 앞을 향해서만 달려왔다.
살아가면서 ‘따듯한
미소, 따듯한 손길’ 이웃에 내밀어 본 지 오래다.
오로지 무표정한 얼굴, 긴장과 경직된 모습으로 사는 것이 삶의 정의로움인 줄 알았다.
하지만 잠시 뒤를 돌아보면 숨 가쁘게 살아온 ‘무뚝뚝한 삶’이
흘러가는 강가에서 방황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자유는 왜 바쁘다는 핑계로 갈망할 수 없을까?

자유는 왜 추구할수록 자유롭지 못할까?


모든 삶의 가치가 탐욕에 의해 지배당하면서 진정한 자유는 없다.
탐욕을 버리기 위해 선택한 골프, 자유롭기 위해 떠난
자연 속에서 골프, 그래서 자유다.
아니
행복한 여유이다.
평소 보지 못했던 숲이, 하늘이,
바람소리가 또렷하게 다가온다.

단단히 옥죈 넥타이, 와이셔츠 단추를 풀어 헤치고 부드러운 자연의 속살에 안겨 본다.
아직 순수를 버리지 않은 자연을 향해
드라이버 샷을 날린다.
숨 가쁘게 살아야 하는
의무도, 책임도 잠시 벗어던지고
삶에 내리는 촉촉한 단비를 맞아 본다.
전쟁 같은 삶의
비열한 경쟁에서 아주 잠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축복이다.
그래서 떠나고 싶은 것이다. 자연은 가까이 해도 속이지 않는다.
아니 자연과 함께하고 있으면 모두가 따듯해진다.
함께 라운드를 하는
지인들은 가끔 잘못 친 드라이버 샷을
‘멀리건’이라는 따듯한 마음을 담아
기회를 준다.
잘 칠 수 있도록 배려한다. 다시 기회를 주는 골프가 아름답다.
지금 우리의 삶은 쏜살같이 흐르는 강물에 내몰려져 있다. 단 한번의 기회도 주지 않은 채.
이젠 천천히 흐르는 냇물에 발 담그고 반짝이는 햇살과 바람을 느끼고 싶다.
그리고 잘못해도 다시 한번 기회를 주는 골프의 ‘멀리건’처럼,
용서하고 배려하는 우리의 따듯한 삶이 됐으면 좋겠다.
어디론가 휙 하고 지나가는 휘파람새
소리 들으면서 지는 노을 아주 천천히 보고 싶다.
이상 삶이 위험한 세상에 내몰려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림 = 김영화 화백
글 = 이종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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