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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이야기

아내에겐 ‘미스샷’ 없다… 오로지 “굿샷”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말은 ‘사랑해!’라는 칼럼을 읽었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굳이 사족을 달자면
이에 버금가는 단어가 또 하나 있다.
바로 ‘존경해!’다.

‘사랑해!’는
여자는 본능적으로 ‘선택받고 싶어 한다’는 뜻이며
‘너를 선택하겠다’는 또 다른 말이다.

남자가 듣고 싶어 하는 ‘존경해!’도
남자는 본능적으로 ‘인정받기를 원한다’는 뜻이며
‘너를 인정하겠다’는 또 다른 말이다.

분명 남자와 여자의 말이 다르지만
대부분의
부부들은 틀리다고 말한다.
서로에 대해 교감하려는 노력이 부족한 것이다.

그래서일까, 아내에게 운전과 골프는 절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고 보니 몇 해 전 선배 부부랑 함께 라운드에 나갔다가 애를 먹은 적이 있다.
클럽하우스에서는 참 다정하고 서로 챙기는 모습이 부럽기까지 했다.
하지만 이 두 분의
화기애애는 라운드 이후에 곧바로 끝났다.

“아니,
헤드업하지 말고 클럽 헤드를 끝까지 끌고 가라고.
그렇게 둔해서 어디다 쓰냐.”

“어유! 남편이 남보다 못한 말만….”

말 한마디가 삽시간에 분위기를 싸하게 만들어 갔다.
다시 남편이 아이언 샷을 했다.
성질이 한껏 나 있는 상태였으니 당연히 ‘미스 샷’의 뻔한 결과로 이어졌다.

“아이고! 나보고 못 친다고 하더니 지는 더 엉망이네. 참말로.”

그날 결국 18홀 라운드를 다 끝낼 수 없었다.
중간에 골프 백을 싸서 돌아오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 선배 부부는 분명 남자와 여자의
언어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

아내의 골프 샷은 어쩌면
완벽함보다는 남편 앞에서 잘 보여지는 것이었다.
반대로 남편의 샷은 아내 앞에서 남자로 인정받고 싶은 것이다.

“아! 괜찮아. 좋아지고 있네,
다음 홀에서 더 잘하면 되지 뭐.” - 남편이 아내에게

“역시 당신
스윙은 힘이 넘쳐. 멋지고 완벽해.” - 아내가 남편에게

선택받고, 인정받고 싶은 부부에게 필요한 말들이다.
분명한 것은 서로를 인정하고 틀린 것이 아니라 서로 다름을 이해해야 한다.
하지만 우린
일상생활에서나 아님 필드에 나와서
서로가 다름을 이해하지 않고 틀렸다고 직설적인 언어를 날리니
좋은 라운드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새해에는 남자들은 ‘사랑해!’를,
여자들은 ‘존경해(인정해)’라는 말을 자주 썼으면 좋겠다.


그림 = 김영화 화백
글 = 이종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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