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유 내 것을 향유하는 것은 과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창작이다. 2019년 작. 김영화 화백
얼마 전 서원힐스골프장에서 골프를 통해 ‘아름다움’을 완성하려는 사람들의 모임이 있었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다문화가정 무료 결혼식’이었다. 필자가 기획하고 골프장은 장소와 결혼 관련 모든 비용을 지원한다. 그리고 많은 분이 자신의 재능을 기부한다.
다문화가정 무료결혼식의 출발은 이곳 최등규 회장의 의미 있는 나눔 실천 제안을 통해 2013년부터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올해도 3쌍의 다문화 부부가 탄생했다. 특히 올해는 특별한 축하연주가 있었다. 국민배우 황정민과 사마르클라리넷 앙상블 팀이 재능을 기부했다. 황정민은 6년 전 클라리넷을 처음 접했고 2년 전 영화 군함도에서 직접 클라리넷을 연주했다. 그리고 클라리넷 연주 재능기부를 계속하고 있다. 사마르클라리넷 단원들 역시 각자 직업이 있음에도 평일에 시간을 내 축하연주를 해준다. 더 없는 감사와 감동이 밀려온다.
헬렌 켈러의 명언처럼 아름답고 소중한 것은 보이거나 만져지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황정민과의 나눔·사랑 실천 인연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원밸리 그린콘서트 자선행사 축하 동영상 재능기부를 통해서다. 그리고 서원힐스에서 진행된 다문화가정 무료 결혼식에 축하객으로 참석한 이후 축하공연이라는 재능기부까지 펼치고 있다. ‘쌀 한 포대의 기적’에도 따듯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향수라는 것은 본질적으로 나를 위한 것은 아니다. 상대방에게 좋은 향기를 주고자 하는 것이다. 패밀리의 어원은 라틴어이며 하인, 노예, 집, 가축 등 생산기구를 뜻했다. 하지만 이제는 파더 앤드 머더 아이 러브 유(Father + And + Mother + I + Love + You)처럼 패밀리는 아가페와 같은 사랑의 의미다.
골프를 통해 많은 사람과 교감하고 나눌 수 있어 행복하다. 재능은 누구에게나 있지만 이를 과소평가하고 나누려 하지 않는 것 같다. 골프와 도네이션은 참 잘 어울리는 단어다. 그래서인지 골프를 통한 자선 실천이 많다. 이번 다문화 결혼식에도 가수 최백호가 주례를 맡았고 김조한·자전거탄풍경이 축가를 불러 신랑·신부는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행사가 끝나고 나서 가운데가 아닌 가장자리에, 높은 곳이 아닌 낮은 곳에 서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가장자리에 있으면 많은 사람의 눈물과 아픔을 더 많이 알 수 있다. 낮은 자리에 있어야 슬픔과 어려워하는 표정을 읽을 수 있다. 작으나마 손 내밀어 함께할 수 있음을 알았다. 이 모든 것을 깨우쳐준 골프라는 운동에 감사할 뿐이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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