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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있는 골프에세이> 삶이 묻어있는 순백의 그린, 그곳서 나를 찾고… |
겨울애(愛) |
겨울에, 문득 눈 내리는 골프장을 생각한다. 북적이던 초록의 그린이 아닌, 아무도 밟지 않은 순백의 골프장 한적한 풍경을 떠올리다. 김광균 시인은 눈 내리는 풍경을 ‘머언 곳에 여인(女人)의 옷 벗는 소리’로 표현했다. 김광균 시인의 ‘설야(雪夜)’처럼 지금 그곳엔 하염없이 눈이 내리고 있을까. 철학, 아니면 삶이 진하게 묻어있는 108㎜의 컵, 그 컵을 감추고 있을 눈 덮인 그린을 생각한다. 우리를 너무도 많이, 참 많이도 닮아 있어서 골프를 인생과 같다고 한다. 하늘 한번 올려다볼 시간도 없이 숨 가쁘게 살아온 일상에서 벗어나 빛나 반짝이는 은백양(銀白楊)의 숲과 신선한 공기를 그리워하기에 우린 골프장으로 간다. 18홀, 6.4㎞, 4시간30분을 걸으며 일어나는 ‘희로애락(喜怒哀樂)’을 통해 또 다른 나를 찾아 다시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빌딩의 숲으로 돌아온다. 현대문명에 지친 고단한 영혼을 잠시나마 자연에 내려놓고 나를 생각한다. 티끌 하나 없는 새하얀 눈 내린 골프장에서 골프의 정신 ‘에티켓’과 ‘룰’을 생각해본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 내린 골프장을 생각하다. 이 겨울愛. 그림 = 김영화 화백 홍익대 미대 동양화과 및 동 대학원 졸업 개인전시 25회(한국, 일본, 중국 등) 글 = 시인 이조년 시인 겸 골프칼럼니스트 1989년 문학예술 신인상 시 부문으로 등단. 시집 ‘아리랑 산조’ ‘조용필, 그대의 영혼을 훔치고 싶다’ |
기사 게재 일자 2010-01-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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