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어디를 가도 영화 ‘기생충’이 화제다. 지인 한 분도 다시 한 번 영화를 봤다고 한다. 지난번 봤을 때는 별로였던 것 같은데, 아카데미 수상 이후 다시 보니 정말 잘 만든 영화라며 호평했다. 당연한 변화라고 생각한다. 수상 이후 수많은 전문가, 방송이 영화를 분석하고 감상하는 법까지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으니. 다시 말해 영화를 보는 접근법이 달라진 것이다.
모든 예술엔 비평가가 있다. 그 어떤 대상을 평론하고 비평한다. 사물의 가치, 우열, 선악 따위를 평가한다. 아울러 사물의 옳고 그름, 미학적 접근법, 표현의 잘됨이나 못됨 등을 분석하고 비판한다. 결국 비평은 모든 예술 작품의 평가 기준이 된다. 만약에 이번 기생충 영화도 비평가들의 다양한 가치가 더해지지 않았다면 아카데미 4개 부문 수상의 영예는 없었을 것이다. 비평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정신이 번쩍 들게 하는 일종의 자극제다.
국내 최고의 명문 A 골프장이 골프전문가를 초청해 평가를 듣고자 했다. 그 골프전문가는 잘못된 점을 혹독하게 비평했다. 그 결과 골프전문가는 해당 골프장 출입 정지를 받았다. 비난과 비평을 구분 못 하다니. 보다 좋은 골프장으로 거듭나려면 많은 골퍼에게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내가 가는 골프장이 좀 더 발전하려면 비평을 통해 다양한 가치가 쌓일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아무리 아름다운 악보가 있어도 편곡이라는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명곡이 될 수 없다. 시와 소설, 그리고 그 영화에 날카로운 비평이 얹혔을 때 진정한 가치가 살아나는 것이다. 그 비평을 통해 대중은 또 많은 감동과 지지를 보낸다.
전국 500개 골프장 중 진정으로 고객의 평가를 듣고자 하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는 곳이 과연 몇 군데나 있을까. 그저 캐디의 평가서를 통해 통제만 하려는 곳이 대부분이다. 골퍼 역시 진정성을 담은 비판이 필요하다. 그것이 기생충 영화처럼 골프장의 가치와 수준을 끌어올리는 힘이 된다.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미쓰비시 회장은 “비판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지만 나는 익숙해져 있다. 비판은 일종의 삶의 자극제다”라고 말했다. 공자와 니체도 비판을 즐기라고 했다. 나의 골프와, 나의 골프장을 위해서라면 지금부터라도 비판에 눈을 돌리자. 상대에 대한 무조건적인 비난이 아닌 진정한 가치를 실은 비평을.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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