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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폐 끼치지 않는 것’이 바로 골프 에티켓


<그림이 있는 골프에세이>
‘남에게 폐 끼치지 않는 것’이 바로 골프 에티켓
게재 일자 : 2011-03-18 14:28 요즘페이스북구글트위터미투데이
일본에 있는 골프장에서 9홀을 끝내고 식사를 하고 있었습니다. 아무 생각없이 우리끼리 신나게 떠들었습니다. 클럽하우스 식당이 너무 조용해 우리만 있나 하고 둘러보니 네 팀 정도가 식사 중이었습니다.

그것이 신기해 일본에서 유학을 한 지인에게 “이 사람들 너무 소심한 것 아니냐?”고 하자 이들은 메이와쿠(迷惑)문화, 즉 ‘남에게 폐 끼치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고 말합니다.

식사가 끝나고 커피를 마시려고 할 때 또 다른 한국 팀이 들어와 왁자지껄, 9홀 플레이를 복기하며 조용했던 클럽하우스 식당을 마치 시장통으로 만들었습니다.

얼마 전 일본은 대지진으로 많은 생명과 재산피해를 봤습니다. 전쟁보다 더 혹독한 재앙이었지만 이들 일본인의 메이와쿠 문화가 빛을 발휘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슈퍼마켓 앞에서 길게 줄을 서는가 하면 다리를 다친 환자가 헬리콥터에 오르기 전에 자신보다 더 급한 환자가 없는지를 먼저 생각합니다. 도로가 금이 가고 쪼개진 상황에서도 파란불을 지키려는 이들의 질서의식에 세계가 놀라고 있습니다. 자신의 슬픔으로 인해 남들에게 더 많은 공포와 절망을 줄까봐 애써 소리쳐 울지 않는 모습을 TV로 보면서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우린 어떨까요. 문제와 사건이 터지면 무조건 흥분하고 큰소리부터 치고 보며 모든 것을 남의 탓으로만 돌립니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국회의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룰과 에티켓을 중시 여기는 골프장의 골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도 이젠 일본인들에게 좋은 것은 배워야 합니다. 아울러 불시에 불어닥친 자연재해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게 따듯한 격려의 한마디가 필요할 때입니다.

그림 = 김영화 화백, 글 = 이종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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