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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배려’가 무언지 잊고 있었습니다


<그림이 있는 골프에세이>
‘진정한 배려’가 무언지 잊고 있었습니다
기사 게재 일자 : 2010-08-13 14:05
청포도가 익어가는 8월 어느 저물 무렵 날씨가 너무 좋아 두 노인이 동구 밖 나들이에 나섰습니다.

한 노인은 마을로 들어섰고 또 다른 노인은 마을 밖으로 나가고 있었습니다.

그 마을을 들어가고 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작은 다리를 건너야 했습니다.

두 노인은 하필 작은 다리 한가운데서 부딪쳤습니다.

“이 양반아! 똑바로 보고 다녀”, “보면 몰라”.

안타깝게도 두 노인은 모두 맹인이었습니다.

우린 너무도 자기 생각 안에 갇혀 살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린 보이는 것만이 진실이고 풍경이라는 일방적인 생각만 하고 살아왔습니다.

소위 골프에서 중시하는 배려는 늘 평범한 사람들의 잣대에서만 말한 것 같아서 부끄럽습니다.

7개월여 연재하고 있는 문화일보 ‘그림이 있는 골프에세이’를 통해서 우리가 잊고 살았던 1970~1980년대 이야기, 아름다운 골프장자연을 노래해왔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많은 사람들이 연재되고 있는 골프 그림과 글 때문에 가슴 아파하는 것을 몰랐습니다.

푸른 하늘과 싱그러운 새소리에 깨는 아침을 꿈꾸고 있는 교도소에서 이 글을 읽으며 “너무도 그리운 풍경”이라며 재소자 한 분이 글을 남겨 왔습니다.

평생 일어서보지 못한 장애우께서 “단 한번만이라도 골프장 잔디 한가운데 서서 풍향기를 맡아봤으면 좋겠다”는 글도 보내왔습니다.

반성해봅니다. 우린 너무도 보이는 풍경에 대한 감동과 사랑을 해왔습니다. 정작 갈 수 없고, 보지 못하고, 할 수 없음에 대한 배려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는 골프를 치면서 아름다운 자연, 행복한 나의 라운드만을 생각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나만 행복하다고 해서 남 앞에서 행복함만을 표현하지 않겠습니다.

앞으로는 보이지 않는 풍경에 대해서 생각하겠습니다.

보다 겸허한 자세로 진정한 배려가 무엇인지, 골프 정신이 무엇인지도 생각해보겠습니다.

그림 = 김영화 화백, 글 = 시인 이조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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