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을 다녀왔습니다.
1월임에도 부산은 이미 봄처럼 화사했습니다.
용원골프장에 들러 기분 좋은 라운드를 하고 인근 항구에서 생대구탕도 먹었습니다.
기분 좋은 여행이었습니다. 가
끔씩 따뜻한 남쪽을 찾아와야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기분 좋은 상경 또한 했습니다.
그런데 그 좋은 기분이 김포공항 주차장에서 금방 사라졌습니다.
연세가 지긋한 노인께서 딸 같은 직원에게 욕을 하면서 호통을 쳤습니다.
사연인즉 차를 찾는데 왜 20분씩이나 걸리냐며 소릴 질렀습니다.
여직원은 노인께 “출발지에서 미리 전화를 주셨어야 한다”고 친절하게 알려드렸지만
막무가내였습니다.
이를 지켜보던 지인께서 “어쩜 이렇게 골프장 프런트 상황이랑 비슷하냐?”며 웃습니다.
그러고 보니 참 많이 닮아 있습니다.
왜 우린 화부터 내는 것일까요?
골프장 프런트에서는 심심치 않게 큰소리가 들립니다.
심지어는 프런트 여직원에게 손까지 대는 몰상식한 장면도 목격되곤 합니다.
그뿐인가요. 필드에서 스코어가 안 좋거나, 기분이 나쁘면 캐디에게 화부터 냅니다.
“왜! 화부터 내는 것일까요?”
“왜! 소리부터 지르는 것일까요?”
우리에겐 간과해온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우리는 대충 생략하고 산 것이 하나 있습니다.
미국의 “익스큐즈 미(excuse me)!”, 일본의 “스미마센(죄송합니다)!”이 없었던 것입니다.
어떤 행동을 하거나 말을 하기 전에 “실례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말을
먼저 하면 절대 화부터 낼 일은 없을 것입니다.
올해는 모든 사람이 화부터 내지 않고, 소리부터 지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골프장에 가면 모두가 활짝 웃으면서 먼저 인사하고,
먼저 “죄송합니다”라는 말이 널리 퍼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림 = 김영화 화백
글 = 이종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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