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진년 정월 그믐날 오후 3시에 거짓말처럼 폭설이 내렸습니다.
여기저기 눈 속에 파묻힌 차량들이 깜빡이를 켠 채 조심스럽게 달려갑니다.
아무리 조심해도 갑자기 내린 폭설로 인해 많은 차들이 뜻하지 않은
교통사고를 당해 어쩔 줄 몰라합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나도 사고가 나겠구나 하는 생각이 엄습해 옵니다.
목적지를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이미 한 달 전의 약속 때문에 30, 40㎞ 속도로 센추리21골프장으로 향했습니다.
골프장 직원들에게 약속한 ‘3시간 강의’를 져버릴 수 없었습니다.
2시간 거리를 4시간 걸려 도착했습니다. 강의실에 들어섰을 때
늦게 도착한 저를 기다려준 150명의 골프장 직원들이 너무도 고맙고, 부끄러웠습니다.
3시간 강의를 끝내고 간단한 식사와 소주를 한잔했습니다.
갑자기 내린 폭설은 집으로 가는 것조차 막았습니다.
소주 한잔을 하며 오랜만에 여유 있는 시간에 흡족해하며
“이곳에서 근무하는 여러분들이 부럽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이곳 한 임원께서 소주 한잔을 비우고는
“눈이 오면 저희는 새벽부터 아니, 지금 이 시간(밤 11시)에도
많은 직원이 제설작업을 하지요”라며 술 한잔을 권합니다.
부끄러웠습니다.
모처럼만에 찾아온 자신의 여유 있는 시간만 생각했습니다.
정작 이곳 사람들은 눈이 오면 밤새워 제설작업을 한다는 것을 깜박했습니다.
그래 가끔은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쉼표가 필요한가 봅니다.
오늘 내린 이 눈은 인간에게 불편과 고통만을 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마음을 알게 해주는 ‘역지사지’와 ‘극복’이라는 선물도 함께 줬습니다.
이것이 바로 골프 정신이기도 합니다.
그림 = 김영화화백
글 = 이종현시인
사업자 정보 표시
artin | 김영화 | 서초구 서초3동 1546-4 소담빌딩 b1 | 사업자 등록번호 : 114-09-25133 | TEL : 02-597-6017 | Mail : prada605@naver.com | 통신판매신고번호 : 1140925133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
'Interview ㅣ 관련기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골프장 공중도덕 지키는 ‘매너 골퍼’들 넘쳐나길… (0) | 2012.02.22 |
---|---|
룰과 에티켓,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 (0) | 2012.02.13 |
골프장 직원들 ‘어머니 마음으로’ 고객 모셔야 (0) | 2012.01.31 |
골프장에선 먼저 ‘excuse me’하면 화낼 일 없어요 (0) | 2012.01.31 |
골프장 다녀오면 시인·화가·가수가 됩니다 (0) | 2012.0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