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골프에세이>
골프, 그리고 신기루
골프, 그리고 신기루
1번 홀서 비록 좌절 했어도 끝은 아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17홀이 기다리고 있기에… |
이경택기자 ktlee@munhwa.com |
바다가 아름다워 보이는 것은 어딘가에 섬이 있다는 것이고, 사막이 그래도 희망적인 것은 어딘가에 오아시스가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보고 우린 꿈이라고 하며 그 꿈을 실현시켜주는 것 역시 꿈이다. 비록 그것이 하나의 신기루로 끝난다 해도 꿈은 계속 꿀 수 있기에 희망적이다. ‘신기루’, 어떤 물체가 실제의 위치가 아닌 위치에서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불안정한 대기층에서 빛이 굴절하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사막이나 극지방의 바다에서 흔희 볼 수 있는 것을 우린 신기루라고 한다. 실제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우린 신기루를 절망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무지개, 무지개도 잡을 수 없고 다가서서 확인할 수 없지만 우린 무지개를 보고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시작인 것이다. 골프가 아름답고 희망적인 것은 공략의 끝에는 반드시 명징한 소리로 확인시키는 홀(hole)이 있고, 만족스럽지 못한 스코어가 나와도 다음 홀이 있기 때문이다. 1번 홀에서 비록 좌절을 맛보았다고 하지만 이것이 끝은 아니다.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홀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린 18개의 꿈과 희망을 갖고 있다. 비록 18개의 신기루로 끝나더라도 그 다음을 기약할 수 있기에 골프는 12살 소년의 ‘헌 이’와 같다. ‘헌 이 줄게 새 이 다오!’ ‘절망 줄게 희망 다오!’ 뽀송뽀송한 꿈으로 갈아 끼울 수 있기에 우린 도전하며 용기를 갖는다. 캄캄한 어둠의 입자들은 새벽이면 파란 하늘에 밀려 사라진다. 붉은 햇살 가슴으로 맞으며 우린 또 새로운 시간의 싱싱한 꿈의 입자들을 건져 올린다. 골프는 삶과 같아서, 삶은 골프와 닮아 있어서 ‘신기루’ 헛된 꿈은 아닐 것이다. 그림= 김영화 화백, 글=시인 이조년 |
기사 게재 일자 2010-02-05 14: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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