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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해저드란 위기에서의 멋진 탈출!


<그림이 있는 골프에세이>
탈출… 해저드란 위기에서의 멋진 탈출!
이것이 골프다, 그리고 인생이다

제주 세인트 포 골프장
‘가장 잘 맞을 때 다음 스윙을 조심하라.’

거안사위(居安思危)다. 편안할 때 위기를 생각하라는 뜻과 같은 이치다.

골프를 통해 어떻게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지혜와 용기를 배운다.

파 5535야드 홀에서 기가 막히게 드라이버를 잘 날렸다. 족히 250야드 이상은 날아간 듯싶다. 짜릿하다. 세컨샷만 잘 날리면 버디도 가능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골퍼들은 ‘마음만 앞설 뿐, 어깨에 잔뜩 힘만 들어갈 뿐’원하는 거리와 방향으로 볼을 날려 보내지 못한다. 이것이 바로 거안사위의 법칙이다.

골프는 늘 골퍼가 원하는 대로 되어 주지 않기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집착하는가 보다. 볼이 잘 맞은 뒤에 찾아오는 다양한 자연지형, 시설물과 싸워야 한다. 가다가 보면 예기치 않은 디봇을 만나거나 내리막 라이도, 러프, 나무 뒤, 깊은 풀 속에서 볼을 쳐야 하는 위기를 맞는다. 가다보면 험난한 맞바람을 만나고 때론 인간의 우월성을 조롱이나 하듯 IP(Intersection Position·티샷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곳)에 대형 해저드가 입을 딱 벌리고 서서 실수를 유혹하기도 한다.

좌절과 고통 그리고 깊은 늪에 빠져 이대로 존재의미를 마감시킨다면 인간이 아닐 게다. 사람은 동물과 달라서 위기를 극복할 줄 아는 ‘사고(思考)’가 있기에 삶의 목표를 향해 멋진 탈출을 감행한다. 이것이 인생이다. 이것이 바로 골프다.

너무도 닮아 있어서일까. ‘클럽을 한번 잡으면 죽을 때까지 못 놓은 것이 골프다’라고 흔히들 말한다.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강한 도전이 6.4㎞ 코스 안에 다양한 삶의 부스러기로 녹아들어 있다. 누가 먼저 생각하고 위기를 잘 탈출하느냐에 따라 삶이, 골프가 환한 미소로 봄기운처럼 다가오는 것.

그림 = 김영화 화백, 글 = 시인 이조년


기사 게재 일자 2010-01-29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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