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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욕심 내려놓고 기원합니다


<그림이 있는 골프에세이>
모든 욕심 내려놓고 기원합니다
기사 게재 일자 : 2010-11-12 13:55
한 사람과 또 다른 한 사람이 만나 결혼하고 아이를 낳았을 때 비로소 아버지, 어머니가 됩니다.

‘왜?’라는 물음표를 던져 보기도 전에 심장에서는 이미 힘차게 휘도는 붉은 피가 자식에게 젖을 물리게 합니다, 그리고 아버지는 조용히 나가 일용할 양식을 위해, 따듯한 휴식처를 위해 뛰어갑니다.

오는 18일 목요일대입수능이 있는 날입니다. 70만의 수험생들 정말 고생했습니다. 70만명의 부모님들도 정말 고생했습니다. 어린 것에 젖을 물리고 두 다리로 걸을 때 세상을 얻은 것처럼 좋아하던 우리 어머니, 아버지들은 또 한 번의 관문을 지켜봐야 합니다.

모두가 좋은 대학을 가기 원하지만 세상은 모두를 받아주질 않습니다. 우린 늘 “대학이 인생의 전부냐”고 말해 왔습니다. 그런데 부모님들에겐 인생의 전부처럼 느껴졌습니다. 아침 일찍 밥해 먹여 보내고 밤새 야참을 준비해 줬습니다.

과욕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좋은 대학이 성공한 인생이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부모님들은 기원합니다. 좋은 대학 가기를…. 이제 내려놓아도 될 듯싶습니다.

“우리가 내려놓자. 우리의 욕심이야. 우린 그냥 엄마, 아빠의 이름이면 되는 것 같아. 시험 끝나고 우리 부부랑 골프나 가자!”

늦게 첫 아이를 난 가수 강은철 형님도 말합니다.

시험이 끝나면 정말 초겨울 쌩쌩 부는 바람 앞에 서서 힘차게 드라이버를 날려 보려 합니다. 살얼음 보이는 그린에서 홀을 향해 퍼팅도 집중해 보려 합니다.

일회용 기저귀를 사용하지 않고 매일 삶은 기저귀를 채우던 그 뽀송뽀송한 손길, 그 마음으로.

그림 = 김영화 화백, 글 = 시인 이조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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