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골프에세이> |
제주도·설악산·지리산이 ‘에비앙’ 되려면… |
게재 일자 : 2010-11-19 14:31 |
얼마 전 프랑스의 에비앙에 갔었다. 에비앙은 프랑스 땅이지만 사실 스위스에 가깝다. 에비앙엔 두 가지가 유명하다. 물과 골프다. 특히 한국인에겐 더욱 그렇다. 매년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장에서 열리는 에비앙 마스터스와 그리고 에비앙 물이다. 에비앙은 프랑스 남부 론알프스 지방의 휴양도시이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겨우 2만명이다. 하지만 일년에 수천만명이 물과 골프장, 산을 찾아 에비앙 도시를 방문한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한국엔 낯선 곳이었다. 에비앙 대회에서 박세리, 김미현, 박지은, 미셸 위, 신지애, 최나연이 경기를 펼치면서 알려졌다. 에비앙의 ‘성지’는 나쇼날 가의 까샤 샘(Source Cachat)이다. 1790년 오베르뉴의 한 남자가 3개월간 매일 이 물을 마시고 요로결석을 치료했다. 소문이 퍼져 사람이 구름떼처럼 몰려들었다. 결국 샘 주인은 수치료 센터를 세웠다. 에비앙 물은 소화불량, 류머티즘, 신장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퍼진 것이다. 에비앙의 1일 물 생산량은 600만ℓ. 120여 개국에 수출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미네랄워터다. 가격도 비싸다. 알프스 인근 레만호반의 110년된 골프장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클럽(파72·6091야드)을 이제 모르는 사람이 없다. 1994년 첫 대회를 치르면서 에비앙 가치를 백배, 천배 높이고 있다. 알프스 산을 바라보면서 프랑스 문화를 팔 수 있어서 프랑스는 더 행복할 것이다. 이것이 에비앙의 스토리텔링이다. 이것이 에비앙을 세계적인 도시로 만들어 준 힘이다. 돌이켜 본다. 우리에게도 제주도, 설악산, 지리산의 맑은 물이 있고 세계적인 골프장들이 즐비하다. 하지만 우리에겐 스토리텔링이 없다. 그림 = 김영화 화백, 글 = 시인 이조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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