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하면 눈물부터 흐릅니다. 자식을 위한 고단한 삶이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 하면 가슴부터 먹먹해 옵니다. 늘 헛기침으로 모든 것을 표현하지만 그 안엔 항상 따듯함이 묻어납니다. 그런데 아버지의 그 사랑, 속내는 왜 이 세상을 떠나신 후에야 알게 되는 것일까요?
이 세상의 모든 아들들은 말합니다. 살아계실 땐 정말 몰랐다고, 살아가면서 아버지의 속 깊은 정을 알게 됐다고들 말합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더더욱 그립고 다시 만나고 싶다고 말입니다.
허광수 대한골프협회 회장께서도 아버지를 생각하면 잠시 말문이 막힌다고 합니다. 골프를 가르쳐 주었고 삶을 헤쳐 나가는 방법을 가르쳐 주었다고 합니다. 아버지를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석양이 지는 멋진 골프장에서 함께 라운드하고 싶다는 간절함을 말합니다.
이상현 캘러웨이골프 사장도 아버지를 다시 만난다면 아버지와 함께 꼭 골프 라운드를 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는 아버지 장례식날 골프모자와 퍼터, 볼을 넣어 드렸다고 합니다.
5년 전엔 미국에서 암에 걸린 아들을 위해 재미교포 아버지가 골프장을 통째로 빌려 부자간의 라운드를 했다고 합니다. 그날 홀인원이 나왔고 아버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아들의 등을 두드려 주었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참 이상합니다. 왜 아들들은 아버지를 떠올리면 가슴부터 먹먹해지는 걸까요. 왜 말문부터 막히는 걸까요. 그리고 한결같이 아버지와 골프를 치면서 산책을 하고 싶다고 말합니다.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아버지, 엄격한 아버지에겐 가족의 무게가 짓눌렀던 것이 아닐까요. 아버지는 슬퍼도 눈물 흘리면 안 되고 아버지는 힘들어도 표현하면 안 됐습니다. 아버지에게 고난은 반드시 치러야 하는 통과의례였습니다.
‘아버지·아버님·아빠·아범·애비·가친·엄친·선친·춘당·춘부장·춘부대인·존대인·선장·대인.’
이 모두가 아버지로 불리는 이름들입니다. 아마도 아버지 하면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은 추억이 참 많아서, 그리움이 참 많아서일 겁니다.
아버지가 살아계시다면 지금 당장 함께 골프 예약을 잡는 건 어떨까요? 아니면 산책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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