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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하우스 식당서 만난 따듯한 ‘南道의 인심’

“봄입니다. 봄을 알리는 전령은 대지를 박차고 힘차게 솟아오르고 있습니다. 가로 9㎝, 세로 5㎝ 안(명함)에 쓰여 있는 글자(이름)와숫자(전화번호), 소중했던 만남과 인연을 생각해 봅니다. 이곳 골프장에도 생명들이 하나둘씩 깨어나고 있습니다. 새싹이 파릇파릇 나고 꽃피는 클럽하우스에서 창밖 풍경을 보며 소중한 인연과 차 한잔 하고 싶습니다.”

한낮 기온이 영상 10도를 가리키는 어느 오후 경남 고성군에 위치한 고성노벨 골프장 최익순 주방장께서 한 통의 문자를 보내왔다. 문자를 받는 순간 멀리 바다가 조망되는 그곳 골프장이 떠올랐다. 노랑나비도 날아다니고 봄볕을 못 이기고 하늘을 나는 새들도 보이는 듯했다. 아니 TV도 없고 전화도 없는 옛날, 그 옛날 추억의 펜팔로부터 사랑이 가득 담긴 편지를 받는 것 같았다.

지난 2월 따듯한 남쪽 골프장을 찾아 고성노벨을 다녀왔다. 라운드를 마치고 저녁을 먹기 위해 클럽하우스 식당을 찾았다. 무엇을 먹을까 망설이고 있을 때 이곳 주방장이 직접 테이블을 찾아와 싱싱한 석화와 코끼리 조개 샤부샤부를 권했다. 이곳 특산물로 지금 아니면 맛볼 수 없다며 친절히 조리법과 먹는 법까지 알려 줬다. 낙지젓과 매실 장아찌가 맛있다고 하자 함께 나눠 맛보자며 봉송까지 했다.

추위를 피해서 골프나 치려고 내려왔지만 따듯한 이곳 인심과 골프장 맛에 가슴까지 훈훈해졌다. 클럽하우스를 빠져나올 때까지 손을 흔들며 배웅하는 주방장의 모습이 마치 우리의 어머니 같았다. 

“아! 골프장도 좋았지만 여기 주방장님의 따듯함에 또다시 오고 싶네요. 라운드의 멋도 좋았지만 골프장의 맛이 더 감동적이었어요”라며 함께 간 지인이 말했다. 그랬다. 정말 가슴 따듯해지는 남도 나들이였다. 보여지는 서비스보다, 뛰어난 시설보다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기에 이곳 골프장이 새롭게 다가왔었다. 그런 그가 봄향기 가득한 소식을 문자로 보내왔다. 올봄은 내내 행복할 것 같다.

그림=김영화 화백, 글=이종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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