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윤석민 기자] ‘호리병의 시크릿’
2011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막바지를 뜨겁게 달굴 ‘이데일리·KYJ골프 여자오픈’의 우승트로피가 공개됐다.
높이 45센티미터에 너비가 18센터미터인 호리병 모양의 도자기. 흔히 생각하는 큰 컵 모양의 철제 혹은 크리스탈 트로피가 아니다. 모양에선 절제와 여백의 미가 느껴지면서도 안에 녹아 있는 그림에는 선수들의 정상을 향한 의지가 엿보인다.
우승트로피를 제작한 김영화 화백은 선수들의 열망을 도자기에 담아냈다.
먼저 호리병의 밑부분은 18홀을 상징한다. 대회에 출전하는 모든 선수들은 누구나 우승을 꿈꾼다. 오직 한 명 만이 우승컵의 주인공이 되는 것 처럼 넓게 시작되다가 갈수록 좁아지는 호리병 모양은 우승을 향한 선수들의 의지와 닮았다.
도자기 겉에는 레이크힐스 제주 컨트리클럽 토파즈 2번 홀이 그려져 있다. 제작자 김영화 화백은 멀찌기 보이는 삼방산과 제주를 품은 바다, 아름다운 선들이 펼쳐진 이 홀이 선수들의 꿈과 희망, 노력이 담겨져 있음을 느꼈다고 한다.
이번 작품은 제작 기간만 두 달이 넘게 걸렸을 정도로 제작에 심혈을 기울였다. 디자인을 하고 흙으로 빚은 후 초벌구이를 마쳐 인위적인 손길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말렸다. 초벌구이 된 도자기에 그림을 그려 넣고 유약을 발라 재벌구이를 통해 우승트로피를 완성했다.
김화백은 "도자기를 만드는 건 사람이지만 결코 인위적으로 완성될 수 없다. 잘되고 못된 것은 결국 하늘의 뜻이다. 이는 골프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의 보이지 않는 열정과 에너지가 도자기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닮았다"고 말했다.
"호리병의 시크릿처럼 누가 우승자가 될 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세계적으로 빛나는 선수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제작 소감을 밝혔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18번째 대회인 ‘이데일리·KYJ골프 여자오픈’은 오는 11월 4일부터 사흘간 제주도에 위치한 레이크힐스 제주 컨트리클럽에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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