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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서 준 ‘토종닭 유정란 20알’ 뜻밖 선물… 가슴 훈훈


<그림이 있는 골프에세이>
골프장서 준 ‘토종닭 유정란 20알’ 뜻밖 선물… 가슴 훈훈
게재 일자 : 2011-02-11 14:42 요즘페이스북구글트위터미투데이
베어크리크 골프장엘 교육차 다녀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골프직원이 불쑥 뭔가를 내밀었습니다. 시장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편안한 봉투에 ‘계란 20알’이 담겨 있었습니다. “유정란인데 코스 나대지 40평에서 친환경으로 키운 토종닭이 낳은 계란입니다.”

그리 길게 설명하지 않아도 귀하고 소중한 선물임을 가슴이 먼저 알고 있었습니다. 직원이 전해주던 그 손길이 아직도 따듯하게 느껴집니다.

어린 시절 특별한 날이나 도시락에서 만날 수 있었던 계란 반찬, 기차나 고속버스를 타야만 먹어볼 수 있었던 찐 계란의 맛, 계란 한번 실컷 먹어보고 싶다고 계란 많이 먹기 시합을 벌였던 우리들의 남루한 자화상….

이제는 정겨운 추억입니다. 지금은 흔한 것이 계란입니다. 인간들의 욕망이 닭을 가둬놓고 많은 알을 낳도록 강요합니다. 이젠 자주, 흔히 먹을 수 있는 무정란이 참 많습니다. 하지만 베어크리크에서 전해주는 따듯한 정이 담긴 계란은 만나보기 힘듭니다. 소중함이 그대로 전해지는 고소한 유정란을 온 식구가 함께 먹으며 선물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베어크리크 골프장은 인간의 욕심을 빼내고 자연 순리대로 알을 낳도록 암탉과 수탉을 함께 넣어 줬다고 합니다. 우리 골퍼들도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룰과 에티켓을 지키며 건강한 골프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인간의 욕망으로 키워 낸 계란은 똑같이 크고 반질거립니다. 하지만 이곳 골프장에서 선물한 유정란은 크기가 각각 다르고 다소 투박합니다. 이것이 자연입니다. 아니 순리입니다. ‘유정란 20개’를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따뜻해집니다.

그림 = 김영화 화백, 글 = 이조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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