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골프에세이> |
그린에서 먹는 그 옛날 찐빵… 눈물나는 맛입니다 |
골프장에 가면 추억이란 보석상자가 있다 |
기사 게재 일자 : 2010-05-28 14:14 |
올 봄은 유난히 더뎠다. 춘래불사춘을 떠오르게 했다. 그래도 봄은 왔고 꽃을 피우고 싱그러운 향기로 온 산하를 물들게 했다. 그러고 보니 아직도 음력으로는 4월 중순이다. 봄이 한창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음력을 즐겨 쓴 우리 선조들은 참 지혜롭다. 양력으로는 이미 여름인데 음력으로는 아직 봄이다. 자연에 대한 교감과 이치가 느껴진다. 골프장에 가면 우리의 엄마, 아버지들을 떠올리게 만든다. 여주에 있는 캐슬파인 골프장에선 비가 오는 날이면 추억의 술빵을 서비스로 준다. 찐빵과 도넛도 나온다. 파주에 있는 서원밸리에 가면 진한 향기 가득한 쑥 떡이 추억을 불러일으킨다. 가평에 있는 크리스탈밸리와 베어크리크에 가면 건강에 좋은 ‘청국장’이 참 먹음직스럽게 나온다. 안산에 있는 제일골프장 그늘집에서는 막걸리와 구수한 파전이 어릴적 배고파 침을 꼴깍 삼키며 쳐다보던 그시절 처럼 노릇하게 익고 있다. ‘옛날 우리가 먹었던 배고팠던 음식이 웰빙 음식이었다’며 모두가 행복하게 맛을 본다. 아니 추억을 맛보며 어린시절 힘들었던 부모를 떠올린다. 가수 ‘시인과 촌장’의 기쁨 보리떡 가사가 생각난다. ‘기쁨고향 방앗간엔 어머니 좋아하시던/웃음(눈물) 보리떡도 해두라지요.’ 그랬다. 우리 어머니들의 보리떡은 웃음이기도 했고 눈물이기도 했다. 이제는 추억의 보리떡이다. 그 추억의 음식을 보면서 부모님과 형제, 그리고 우리 어린 시절을 떠올린다. 골프장에 가면 가끔 추억이라는 귀중한 보석상자을 만나게 된다. 그림 = 김영화 화백, 글 = 시인 이조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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