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골프에세이> |
문득 공허함이 느껴질 때 |
나를 찾으러… 골프장으로 떠나자 |
기사 게재 일자 : 2010-05-07 13:49 |
살아가면서 문득 공허함을 느낄 때가 있다. 노르웨이의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트 뭉크(1863∼1944)의 ‘절규’를 보고 있으면 가슴속 저 끝에서부터 일어나는 절망과 희망을 동시 볼 수 있다. 1893년 뭉크는 친구들과 거리를 걷다가 저녁노을 앞에서 그대로 돌이 된 적이 있다. 피오르드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쪽으로 태양이 지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 뭉크는 헤어날 수 없는 슬픔과 외로움에 휩싸였다. 피처럼 붉게 물든 하늘, 그 자리에 멈춰 서서 마치 칼에서 뚝뚝 떨어지는 피처럼 검푸른 피오르드와 거리 위로 낮게 깔리는 석양을 보았다. 뭉크는 그 안에서 절규를 보았다. 뭉크에겐 절규가 아니라 또 다른 카타르시스의 ‘절규’였다. 그것이 ‘절규’란 세계적인 그림으로 탄생했다. 늘 같은 일상이라고, 늘 살아가는 길목이라고 터부시할 것이 아니라 저녁노을에서 살아가는 숨소리를, 맥박이 뛰는 소리를 들어보자. 가정의 달 5월, 어린이 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등 다양한 행사가 있기는 하지만 정녕 나를 생각해볼 수 있는 ‘나만의 날’은 없다. 아니 내 스스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파란 바람을 맞으러 잃어버린 나를 찾으러 싱그런 5월의 잔디, 골프장은 어떨지? 시 한 편을 소개한다. 아 버 지, 그 외로움에 대하여 Ⅱ(이종현 시인 작) 굽은 아버지의 어깨 너머로/ 야속하게도 밤이 온다./ 곧 바람도 불 것 같다./ 해가 떨고있다./ 어둠이 해를 밀어낸다./ 어둠속에서도 남한강은 여전히 푸른빛인데/ 밤중에도 강물은 힘차게 흘러가는데/ 아버지의 어깨에서만 시간이 멈추질 않는다. 이슥하게 내린 이슬을 툭툭 털어가며/ 장화 속, 물을 쏟아낸다./ 하염없이 쏟아지는 삶의 구정물들./ 논둑에 앉아 털어내는 물기를 타고/ 풀벌레가 운다. 멀리서 개들이 무의미하게 컹컹 짖어 댄다. 그림= 김영화 화백, 글=시인 이조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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