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골프에세이> |
눈 내린 겨울 골프장에서 ‘커피 향’에 취하다 |
게재 일자 : 2010-12-17 13:56 |
며칠 전에 부부 라운드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필 이날 기온이 영하 6도로 급강하했습니다. 못 치더라도 클럽하우스에서 보자고 했습니다. ‘22년 전 선배들로부터 그렇게 배웠습니다. 못 치더라도 반드시 클럽하우스에서 만나 취소하는 거라고….’ 예상대로 A골프장 클럽하우스는 한산했습니다. 연세가 지긋하신 분들 몇 팀만 식당에 앉아 창밖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골프코스를 감상하고 있었습니다. “형! 추워서 치지도 못할 것을 왜 오라 한 거야?” 딱히 할 말이 없어서 커피 4잔을 시켰습니다. “여기 커피 진짜 맛있어. 커피타임 갖자고.” 방금 내린, 신선한 향 가득 머금은 ‘하와이안 코나’와 ‘케냐 AA’ 스페셜 아메리카노 4잔이 배달됐습니다. “오! 이거 다른 골프장 커피와 다른데.” “내가 좋아하는 커피 향이야.” 아내와 후배 와이프는 하와이안 코나 커피를 좋아합니다. 과일처럼 상큼한 신맛과 옅은 단맛이 특징이라 여성분들이 좋아합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케냐 AA 취향입니다. 사실 A골프장에 몇 가지 좋아하는 원두를 갖다놨습니다. 비가 오거나 눈, 혹은 추워서 나가지 못할 때 특별히 주문해서 마십니다. 후배는 아직 커피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날 골프는 치지 못했지만 아름다운 풍경 속에서 마시는 넉넉한 커피 한잔은 또 다른 추억을 만들어 줬습니다. 늘 골프장에 오면 급하게 라운드하러 나가느라 커피 한잔의 여유를 가질 기회가 없었습니다. 모처럼만에 도시를 떠나 커피향 가득한 넉넉한 오후를 골프장에서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거리에 낙엽이 뒹굴고 새파란 하늘 위로 겨울새가 날아가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왜 20년 전 선배들이 골프장에 와서 예약을 취소하라고 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그림 = 김영화 화백, 글 = 시인 이조년 |
사업자 정보 표시
artin | 김영화 | 서초구 서초3동 1546-4 소담빌딩 b1 | 사업자 등록번호 : 114-09-25133 | TEL : 02-597-6017 | Mail : prada605@naver.com | 통신판매신고번호 : 1140925133호 | 사이버몰의 이용약관 바로가기
'Interview ㅣ 관련기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라운딩 없어도 떠난다… ‘골프장 밖 풍경’ 속으로 (0) | 2011.04.20 |
---|---|
2011년 골프장에선 ‘희망’만 있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0) | 2011.04.20 |
성공한 사람이 노력한 현장으로 달려가 배워라 (0) | 2011.04.20 |
골프장에 가면 잔잔한 해학이 있어 즐겁다 (0) | 2011.04.20 |
우리말 이름의 골프장, 더 아름답고 친근해… (0) | 2011.04.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