룰과 에티켓 생각하는 새해 되길

 

▲ 후광(後光) 후광은 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나 광고 효과를 나타낼 때 쓰기도 한다. 삶에 있어서도 무언가 모를 후광 에너지를 받는 날이 오면 좋겠다. 2019년 작. 김영화 화백

 

경자년 새해 첫날, 마음을 다지기 위해 아침 일찍 산을 찾았다. 구름이 많아 떠오르는 태양은 보지 못했다. 비슷한 시간 동해에서 명징한 일출 사진을 지인이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전달해줘 새해 아침을 공유했다. 이제 세상은 나 혼자가 아닌 지구촌 전체가 함께 공유하는 시대다. 또 다른 지인은 올해부터 골프연습장을 꾸준히 다녀 목표한 스코어에 도전하겠다는 다짐을 보내왔다.

집으로 돌아오니 딸아이가 생중계되는 미국 방송을 보고 있었다.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 진행되는 새해맞이 ABC방송 특집이었다. 방탄소년단(BTS)이 출연한다며 2시간 동안이나 TV 앞에서 기다렸단다. 새해가 열리기 바로 직전 BTS가 등장하자 딸아이는 감격하며 대한민국 국민인 것이 자랑스럽다고 외쳤다. 새해 첫날 하루 종일 찾아온 손님 10명과 함께 BTS 타임스스퀘어 공연을 다시 봤고 한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청년문화를 대변하던 BTS는 이제 전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 공유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국적, 나이가 달라도 정서적 친밀감을 형성시킨다. BTS의 말과 행동, 그들이 먹는 것과 입는 것이 문화가 되고 한류와 대한민국 체험으로 이어진다. 팬들은 BTS가 사양하는 선물을 백혈병 어린이, 장애우 단체 등에 기부하고 있다. 2013년 데뷔 당시 “너의 꿈이 뭐니?”로 시작된 이들의 메시지는 유엔본부에서 “나를 사랑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남기며 청년문화를 대변하고 있다. 아니 청년문화를 넘어 이젠 전 세계인을 향해 불균형, 불균등, 불확실성을 깨트리는 초문화적 리더가 되고 있다.

그러고 보니 5년 전 BTS가 서원밸리 그린콘서트에 왔었던 것이 생각난다. 그 당시 이미 10대들에겐 우상이었지만 정작 기성세대들에게 그 이름은 낯설었다. 특히 골프장이 위치한 곳이 광탄면이어서 방탄과 광탄을 헷갈려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공연의 엔딩을 담당한 BTS를 직접 본 4만 명의 관객들은 이들의 노래와 춤, 퍼포먼스에 감동했었다. 지금도 골프계와 골프장에서는 BTS가 골프장 행사에 다녀간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여긴다. 특히 서원밸리 골프장 직원들은 남다른 자긍심을 지니고 있다. 그만큼 BTS의 노래와 메시지는 삶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다.

 

새해 골프계도 누구에겐가 적잖은 영향을 주는 나의 행동과 말에 대해 생각해볼 일이다. 룰과 에티켓은 골프에 있어 영원한 숙제다. 새해 첫날 대한민국은 물론, 지구촌 모두에게 감동과 강력한 메시지를 준 BTS처럼 말이다. 영화감독 우디 앨런은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다는 건 새로운 일을 전혀 시도하고 있지 않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골프만 생각하지 말고 나 하나의 행동이 많은 다수 골퍼에게 미치는 영향부터 생각하는 한 해가 되길 바라본다.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