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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다는 게 모두 행복일까

화중유시 앙상한 가지만 드러난 초겨울, 지난여름 화려했던 꽃을 그리며 그리운 임을 향한 시를 읊어본다. 2019년 작. 김영화 화백

겨울입니다. 가을 같은 겨울입니다. 눈 대신 비가 그것도 3일간 내립니다. 필드에 나가지 못하는 골퍼들은 커피숍에 앉아 올봄 필드에서의 기량 향상을 위한 다양한 바람을 이야기합니다. 대부분의 골퍼는 “올해는 웨이트를 열심히 해서 헤드 스피드를 높여 비거리를 많이 내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러고 보니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속도를 중시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속도와 효율성을 강조하며 빠르게 더 빠르게를 가정과 사회 그리고 국가도 외칩니다. 그로 인해 제품의 수명주기는 급격하게 짧아지고 인간은 좀 더 빨라진 환경에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진정 많이 행복해지고 있는지요. 심리기획자 이명수 선배는 말합니다. “여태껏 열심히 빠르게 살아왔잖아. 그동안 수고했어. 이제 천천히 가… 천천히.”

세상에는 자기만의 속도가 있다고 선배는 말합니다. 굼벵이 속도는 절대 느린 것이 아니고 단지 인간의 눈에 그렇게 비치는 것이라고. 빠르게 달리는 치타는 다른 동물보다 빠르지만 금방 지치고 수명이 짧다며 천천히 갈 것을 선배는 당부합니다.

정말 더 빨라야 더 편한 세상일까요. 일종의 착시라 생각합니다. 야구에서 타자는 투수가 던질 때까지 침착하게 기다릴 줄 알아야 좋은 타격이 나옵니다. 골프도 어드레스와 톱에서 다운스윙까지는 기다림입니다. 빠른 스피드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임팩트가 더 필요합니다. 한번 잘 맞는 것보다 꾸준히 잘 맞는 것이 중요합니다.

토론토대 경영대학원 샌퍼드 드보 교수는 “속도에 쫓기는 사람들은 오히려 시간과 효율을 낭비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합니다. 공은 빠른데 제구가 안 되는 야구선수가 있고 스피드는 좋은데 정확도가 떨어지는 골프선수도 많이 있습니다. 빠르다는 것이 다 행복일 수는 없다는 방증입니다. 요즘은 정해진 정류장과 도착시간 안내 그리고 난방이 되는 버스여야만 합니다. 그러나 불과 30년 전만 해도 시골길을 달리다가 손 흔드는 촌로를 위해 버스를 정차합니다. 그래도 누구 하나 불평하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진정한 행복은 결코 속도일 수 없습니다. 내게 알맞은 속도를 찾는 것이 행복이라 생각합니다. 스피드 업도 중요하지만 좀 더 정확하게 칠 수 있는 생각이 더 필요하지 않을까요. 우리 모두가 가장 빠르게만 달리려는 치타가 된다면 세상은 어찌 될까요.

이종현 시인(레저신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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