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골프에세이> |
자연의 속삭임이 있는 곳서 ‘삶의 지혜’를 배운다 |
기사 게재 일자 : 2010-04-30 14:31 |
골프장에 가면 봄이 왔다. 캐슬파인 골프장에 가면 사프란(Saffraan·크로커스)도 만나고 ‘미스김 라일락’도 만난다. 사프란은 ‘너무 늦어버린 꽃’이라는 비운의 의미를 지녔다. 그리스에 ‘크로커스’라는 청년이 약혼자가 있는 ‘코린투스’를 사랑했다. 코린투스의 어머니는 그들을 갈라놓았다. 그러나 비너스는 비둘기를 보내 그들을 도왔고 어머니는 활로 비둘기를 쏜다는 것이 실수로 코린투스를 맞혔다. 코린투스의 약혼자는 이를 애통해 하며 크로커스를 죽였다. 비너스는 그들의 애틋한 사랑을 불쌍히 여겨 크로커스를 꽃으로 만들었다. ‘미스김 라일락’은 1950년대 미국의 식물채집가이자 종군기자로 참가했던 장교가 북한산 정향나무 종자를 미국으로 가져가 품종개량을 거쳐 탄생시킨 우리나라 라일락꽃이다. 당시 미국 장교 사무실에 근무하던 ‘미스 김’에서 이름을 땄다. 서원밸리 골프장 연못에 가면 붕어, 잉어, 피라미, 송사리도 있고 청둥오리, 노루도 있다. 엄마 잃은 노루가 골프장에 지쳐 쓰러져 있는 것을 전 직원들이 정성을 다해 우유를 먹이고 돌봐 건강을 되찾자 자연으로 돌려보냈다.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뜨거운 이별이었다. 골프장 코스에 사는 물고기는 자연이 만들어낸 신비다. 이곳 표상흠 이사는 워터해저드에 비를 타고 새들의 깃털에 물고기 알이 붙어서 새로운 생명을 만들어냈다고 말한다. 새들도 날아왔고 청둥오리는 수년째 텃새처럼 가족을 꾸려 살고 있다고 한다. 자연의 신비다. 골프장에 가면 자연을 통해 나를 배우고 살아가는 지식도 얻는다. 골프장에 가면 아주 잠시 눈을 감고 자연이 속삭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그림=김영화 화백, 글=이조년 시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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